본문 바로가기
정적

릴리가 여주인공이라구?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읽고)

by segim 2009. 4. 6.


얼마전 약 30년 전의 문제작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문득 외쳐대고 싶었습니다. (공허한 외침인가요...ㅡ.ㅡ;)



- 류에게 보내는 편지-

릴리가 당신을 결국 버렸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당신의 정신착란에 환멸을 느껴 버렸다는 것이고,
릴리 자신도 쾌락과 마음의 안정을 원했을 뿐이라는 말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아마 당신을 끝까지 구원하지 않았을까?

그렇게도 잘 알고 있는 수용시설에 당신을 넣어버리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그렇게라도 당신을 지키고 싶어 했을테니까.

어쩌면 모코가 휠씬 나을지도 몰라.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으니깐.
비록 다른이가 그걸 욕한다고 해도 그건 다른이의 기준일뿐이지...

그렇다고 당신은 요시야마가 케이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릴리에게 집착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당신이 쉬어갈수 있는,
당신의 감정을 알아주길 바라는 누군가가 있는것이 중요한 것일 뿐이니깐.

그럴거면 루디아나와 매일 한번 뒹굴어 보지 그래. 그끝이 어디일지
한번 가보는 거지. 당신이 약물에 의존하면서 가고 싶어하고, 보고싶어하는
그곳이 어디인지 좀더 강한 쾌락으로 한번 알아보는 거야.

난 30년이 지난후 당신의 독백을 읽으면서 슬픔도 외로움도 느낄수 없었어.
그저 어린아이의 칭얼거림 같았을뿐.

시간은 무엇인가 해결책을 주긴 했을거야. 하지만 그것 마저도 선택하는건
당신의 몫. 결국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라고 주저리 주저리 결정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의 책임이라는 거지.

피하지 않았으면해. 그런다고 달라지는건 없으니깐.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당신의 존재 역시 그 시간과 함께 사라져 버리는거야. 내 자신이 사라진다면
세상의 모든것이 무슨 소용이겠어.

당신의 앞날에 평범한 행복을 빌어 주겠어.
나에게도 그렇게 해주지 않겠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