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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적

그남자 그여자의 방황점...(영화 쌍화점을 보고서)

by segim 2009. 1. 8.
방금전 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서면에서 영화 '쌍화점'을 보았습니다.

처음 '쌍화점' 이란 제목을 들었을때 친숙한 마시는 감기약 '쌍화탕'이 생각나서
조금은 코믹한 내용이 아닌가 잠시 착각했지만,
포스터에 조인성과 주진모의 얼굴이 나왔을때, 
'아! 이거 또하나의 문제작이 나올수도 있겠구만...' 하고 뇌리에 느낌이 팍~! 왔었습니다.

수요일 평일이었고, 퇴근시간대를 휠씬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많은 관람객이 입장해 있어서 굳이 박스 오피스를 보지 않아도 꽤많은 분들이
보겠거니 하는 오류아닌 오류로 일단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고려 공민왕시대를 배경으로 공민왕과 그 '미소년' 친위대와
원나라 노국공주, 그리고 공민왕이 애정으로 대하는 홍림, 이렇게 세사람의
사랑과 질투, 분노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떤이는 정사신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줘서 야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겠지만,
저는 오늘 사실 영화에 빠져들지 못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을 줄이고, 조금더 디테일한 상황묘사를 했으면 작품의 전반적인 질이
휠씬 나아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조인성을 좋아라 하는 친구는 아주아주 만족해 했죠.

각각의 역활을 맡은 송지효, 주진모, 조인성은 각자의 역활을 잘 표현해 주었으나
문제는 감독이 만든 스토리에의 허술함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유하 감독의 작품중 '말죽거리 잔혹사'밖에 보지 못했지만 
어찌보면 단순하게 끝날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서 늘어트리는 재주는 괜찮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객이 원하는 포인트를 짚어서 터트려 주는것은 조금 약한것 같습니다.

감정의 흐름을 쥐어짜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지만
전 개인적으로 탄탄한 스토리로서 감정을 이입시키는 그런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령 애를 하나 들자면 '길버트 그레이프' 같은 뭐 그런 영화 말이죠.
(물론 여기 등장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조니뎁, 디카프리오등등)

공민왕 역활의 주진모가 이 영화에서 많은 복선의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앞으로 있을 사건에 결정적인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죠.
일단 그의 성정체성 덕분에 '홍림'은 자신을 희생하고 있었으며, 
'노국공주'역시 오랜 기간
인고(?)의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시발점이 된 원나라의 칙서 때문에 결국 결과적으로 슬픈 현실이 되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원나라의 행동에 분개하지 않을수 없고, 고려의 약한 국력이 아쉽다 못해
화가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그러한 지배 세력의 바지가랑이에 붙어 자신의 권력을 
키우려는 간신배들을 보고 있자니, 전 왜 친일파 생각이 났으며, 우리의 역사에서 그런 
개만도 못한 씨발놈들 때문에 우리의 같은 수많은 민족이 힘들어 했음에 원통함이 들었습니다.  
유하 감독은 어쩌면 그렇기에 극 중반에 간신배들을 처단하는 모습을 넣어서 우리의 대리만족을
자극시킬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던 공민왕은 홍림을 사랑하였고, 그렇기에 끝까지 그점을 확인하고 싶어했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누군가를 통해 확인 받고 싶어하는 것......
이것은 우리 심리 근원에서 누구에게도 피해갈수 없는 굴레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친구에게서, 누군가는 신에게서, 또 누군가는 연인에게서 
이러한 확인을 받기 위해 자신을 일정부분을 희생하면서 시간과 돈과 힘을 쓰는 것입니다.

영화 초반 공민왕이 아프다가 거의 다 나아 갈때쯤 야외로 '소풍'을 나갑니다. 
그때 그가 한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궁을 벗어나기만 해도 좋은것을......"
(정확한 대사가 아닐수도 있지만 아무트 이런 뉘앙스 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갇혀진 공간안에서 있다보면 자신의 상황을 너무 크고 심각하게 생각하기 마련 입니다.
그래서 그랬던 건가요. 왕실에서는 참 많은 시기와 질투, 음모와 투쟁 등등이 있어 왔습니다.
미치기 전의 공민왕은 그점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살면서 보니 세상에는 정상적인 사람만 사는것은 아니라는걸 깨닫습니다.
사람의 시간적 공간적 물질적 조건이 모두 같을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모든 최고의 조건을 가졌었지만, 하나만은 가지지 못했던 한 남자.
그 남자의 그림자로 살아왔었지만, 결국은 인생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으로 다른 사람으로 거듭난 한 남자.
이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모든것을 포기하고 사랑을 주었던 남자를 선택한 한 여자.

결국 모든것을 결정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한 남자는.
자신을 선택해주길 바라며 결정을 기다릴수 밖에 없었고, 자신이 선택받지 못하자
돌이킬수 없는 결정을 내렸으며, 결국 그로 인해 비극적 결말을 맞이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생에 있어 누구나 방황을 경험하게 되지만
언제나 최선의 선택만을 할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최악의 선택만은 피할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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